꿈을 가지고 오늘을 사는 모두를 위한 드라마
가볍고 재밌지만 얕지 않게, 의외로 굉장해!
감독 사토 토야
출연 이시하라 사토미, 스다 마사키, 혼다 츠바사
개요 TV드라마/ 일본/ 2016년
#줄거리
어릴 적부터 랏시라는 패션 잡지를 애독하며 랏시의 편집자가 되는 것을 꿈으로 살아가는 코노 에츠코! 7년간 꾸준히 구직한 끝에 패션지 랏시를 발행하는 출판사 경범사에 취직하게 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처음 출근한 에츠코를 기다리는 것은 랏시의 편집자 자리가 아닌 이름도 생소한 교열부의 교열자 자리. 자신의 꿈과는 다르지만,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해내며 성장해가는 에츠코의 이야기.
#감상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가끔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는 편이다. 좋아하는 장르는 한 배우 원탑의 코미디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는 직장물! 앞에서 묘사한 장르물은 항상 캐릭터가 독특하면서도 매력 있고 전반적으로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주인공이 점차 이해받게 되는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인간사와도 참 닮아있다고 느껴서 좋아한다. 결국,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서로를 이해해가면서 살아나가야 하는 게 태어난 이상의 숙명일 테니까. 비슷한 드라마로는 파견의 품격, 집을 파는 여자, 리갈 하이, 컨피던스 맨 JP가 생각난다. 모두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다.
컨피던스 맨 JP를 다 본 후 여운이 남아 새로운 일본 드라마를 하나 더 보고 싶어져서 찾았다. 사실 교열이라는 말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재밌어 보이지 않아서 계속 안 봤던 드라마였기 때문에 그런 여운을 달래는 용으로 선택했다. 첫인상은 '地味にスゴイ’를 ‘수수하지만 굉장해!’로 번역한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너무 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드라마 1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곧바로 왜 그렇게 번역했는지 알게 되었다. 몇 화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고생들의 말투를 교열하는 부분에서 地味に○○하다는 말을 요즘은 긍정적으로 쓴다는 말에서 이 타이틀을 직역한 이유를 알았다. 地味(지미)는 ‘수수하다'라고 직역되지만, 요즘은 일본에서 예상외로/ 기대 이상으로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긍정적인 의미의 강조 효과로써 사용되는 것이다. 그 뜻을 살려서 수수한 교열의 이미지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직업인 점을 잘 나타내주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패션 잡지 편집자를 목표로 살아온 에츠코가 우여곡절 끝에 꿈에 그리던 출판사에 입사하게 되지만 편집부가 아닌 교열부에 배속되면서 겪게 되는 직업적 성장과 인간적인 성숙을 다룬다. 교열이란 작가가 집필한 원고에 오탈자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포함하여 책 전반의 이야기가 앞뒤가 맞는지나 실제 사실에서 벗어난 부분이 없는지 등 글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고치는 작업을 말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며 교열자라는 직업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글을 출판하는 업종에서는 중요한 일이다. 처음에 교열부로 배속되었을 때 에츠코는 실망하며 때로는 교열이라는 직업을 가볍게 보기까지 한다. 하지만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교열이라는 직업에 점점 더 빠져가고 끝에는 편집자가 되어 꿈을 이루지만 교열부로 돌아올 기회를 얻게 된다.
설정에서의 진부한 부분은 놔두고 메시지에서 흥미로운 점은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 <>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의 대조뿐만이 아니라 꿈을 좇는 시간, 꿈을 이루는 시간 그리고 그 꿈과 자신이 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보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교열걸에서는 모리오 <> 에츠코의 대조가 전자고 에츠코가 꿈을 이루고 그 안에서 느끼는 마음속의 갈등이나 끝끝내 교열이 천직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후자를 보여준다. 아쉽게도 모리오역의 혼다 츠바사 님의 연기력이 모리오역이 가진 입체적인 면을 충분히 담아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모리오역 자체는 꿈을 가지고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고 즐겁게 살아내는 것을 결심한 모습이 다른 작품에는 잘 없는 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에츠코는 설정 자체는 진부할지 모르지만 결국 꿈을 이루고도 교열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인생의 종착지가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더라도 이루지 못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말 그 말 그대로 우리 인생의 종착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면 그 이유는 현실적인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을 적절히 섞어 재밌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누군가가 이상을 보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현실을 보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만족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인간은 기승전결이 완벽하지도 캐릭터가 정해진 것처럼 앞뒤가 맞지도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고 당장이라도 변덕 하나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점을 아름답고 알기 쉽게 그리고 있다. 또 하나의 볼거리라고 한다면 패션일 것이다. 에츠코가 스타일링 전체에 관심이 깊은 인물로 설정되어 있어서 꽤 화려한 패션을 볼 수 있다. 패션 감각 자체는 역시 문화에 따라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패션에 열정을 쏟고 있는 점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 외면적인 부분이라고 한들 그것이 다른 점 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닌 점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출연자인 이시하라 사토미, 스다 마사키, 혼다 츠바사는 모두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들이다. 호화로운 캐스팅이면 작품이 좋지 않아도 성공을 거두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좋은 배우에 좋은 작품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어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이시하라 사토미님은 도쿄에 살던 시절에 고질라를 보면서 영어를 잘하는 배역인데 발음이 왜 저렇지…라며 집중을 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어서 살짝 우려했지만, 이 작품에서 너무 좋은 연기력에 감탄하며 봤다. 기대 이상을 넘는 완벽한 소화력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취향은 나뉠 수 있겠지만, 각 배우의 개성이 묻어 있어서 더 재밌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키워드
꿈, 직업, 성장, 코미디, 패션, 간질간질한 로맨스, 사이다 전개
'리뷰 >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리뷰] 호텔델루나 (2019) (0) | 2020.06.28 |
---|